디지털과 현실을 결합한 ‘피지털’ 장난감

연말연시에는 한 해를 정리하는 각종 ‘베스트 10’과 수상작이 쏟아져 나온다. 한 분야의 흐름을 요약정리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관심있게 보는 편이다. 디지털 분야도 예외는 아닌데, 그중 ‘KAPi(The Kids at Play Interactive) 어워드’는 0~15살 어린이들을 위한 상호작용 미디어 상품들, 다시 말해 앱, 게임, 시디롬, 인터넷 사이트, 스마트 장난감, 전자책 등에 주는 상이다. 지난 1월에 발표된 2015년 수상작 가운데 눈여겨본 것은 ‘최고의 로봇’상을 받은 ‘오조봇’(Ozobot)과 ‘혁신’상을 받은 ‘오스모’(Osmo)다. 이 둘의 공통점은 물질적(physical) 세계와 디지털(digital)을 연결한, 이른바 ‘피지털’(phygital) 장난감이란 점이다.

오조봇은 작은 장난감 로봇인데, 센서를 통해 빨강, 초록, 파랑, 검정을 인식한다. 아이들은 이 네 가지 색을 조합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듯 명령어를 만들 수 있고, 오조봇은 그 명령어를 인식해 그대로 움직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의 스크린 위뿐만 아니라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린 선 역시 인식한다. 제작사는 이 로봇을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앱도 함께 제공하는데, 아이들은 여러 게임을 통해 장난감 본연의 목적인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로봇공학, 프로그래밍의 기초 원리도 익힐 수 있다.

오스모는 아이패드와 결합하여 사용하는 교육용 장난감이다. 아이패드의 앞면 카메라에 작은 반사경을 끼우고 스탠드에 세운 뒤 전용 앱을 실행하면 준비가 끝난다. 칠교놀이(정사각형을 일곱 조각으로 나누어 인물, 동물, 건물, 글자 등 온갖 사물을 만들며 노는 놀이), 중력 법칙을 이용한 그림 그리기 게임, 영어 단어 퀴즈 등 세 가지 놀이가 제공된다. 아이패드 카메라 아래에서 칠교를 맞추고, 그림을 그리고, 퀴즈를 맞히기 위해 알파벳 카드를 조합하면 앱이 반응을 보이고 상호작용으로 이끈다. 단어 퀴즈 외에는 언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취학 전 아이도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 게임은 종이 위에 선을 그어 아이패드 스크린의 윗부분에서 떨어지는 작은 구슬들이 정해진 위치로 떨어지도록 길을 만드는 식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를 스크린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종이 위에 그린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이제 아이들이 만지며 놀 수 있는 장난감과도 결합하고 있다. 그리고 각자 따로 존재했을 때는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학습 방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겨레] 디지털과 현실을 결합한 ‘피지털’ 장난감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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